::::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2008-11-05 18:41:19, Hit : 2229, Vote :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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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 바람나기 좋은 날에 사랑을 배달하는 꽃들에게 희망을 < 밑반찬 배달일기 >




잠들기 전 잠시 생각에 빠진다.
내일 아침 눈을 떠 화장실에 갈 때 아직 시계가 5시 혹은 7시였으면 좋겠다고.
데리러 온 남친의 차를 타고 집에 오니, 밤 11시 47분 일찍 도착했다고 좋아라 한다.
아침에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월급 없는 실무자 겸 대표 겸 사회복지사로 일을 한다. 마을 언니들이랑 보람되고 행복한 활동을 하자고 만든 모임이
이제 일손이 마냥 딸리는 '일'이 되어 버렸다.
오후 6시 서서히 지쳐가고 다른 사람들이 집으로 향할 때, 나는 '또 다른 일'을 위한 가방을 챙긴다.  
몇 년 째인가? 19부터였으니 벌써 .... 여하튼 투잡을 한지 10년이 되어가네.

아침에 걸려오는 전화, 나의 알람이다.
주섬주섬 챙기고 문밖을 나서니 가을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하늘은 높고 푸르다. 그러나 사진기 속의 하늘은 전깃줄과 높은 건물들에 의해 잘려서 나온다.
아쉽다, 그리고 미안하다.

사무실에 출근하니 왠 콩나물과 두부 한판이 날 맞이한다.
동보원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약간 생뚱맞다. 하하
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는 꽃들 가정에게 주기 위해 12가정으로 나눔한다.

그 후, 드디어 냉장고에 들어가 있던 '문제적 음식'을 요리한다.
사탕수수막대에 꽂혀있는 새우말이가 구워지고 있다. 어떤 맛인지는 몰라도 냄새는 입맛을 돌게 한다.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다. 신나는 자원활동은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다니게 한다.

오늘의 차량봉사자와 나는 신월동 좋은 이웃 좋은 교회로 향한다.
아직 음식 준비전이라고 한다. 오뎅볶음은 즉시 해야 맛있다며 재료만 준비해두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신다.
차량봉사자와 나는 콩나물비빔밥을 먹고 있고, 신도분들은 영차영차 오늘의 요리를 만들고 있다. 화사하고 예쁜 오뎅볶음이 탄생하였다.
참, 22일에 김장김치를 하기로 하고 함께 힘을 합치기로 한다. 청도 태양초고추를 직거래 하도록 지원하셨다. 물론 지원금도 주시겠다 하시고..

사파동성으로 향한다.
프랑스베이커리에서 언제나 처럼 빵 한 상자를 지원받고, 과일가게에서 감 두 상자를 올린다. 그 사이 은행업무를 본다.
얼마전 대원동 환경교육센타에서 '아동 양육태도'에 관한 강의를 하고 받은 강의료 10만원을 입금하였다.
다행이다. 김장값을 어떻게든 모아야하는데 첫 출발이 좋다.
얼마전에 찍은 달팽이 생각이 난다. 느릿느릿 그래도 목표를 행해서 나아가는...

대방동 대방마을도서관으로 향한다. 세 분이 만들어 놓은 멸치볶음을 챙기고 김순연님의 야쿠르트로 연이어 챙겼다.
다시 사파동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탕수수 새우말이는 이미 26가정에게 나눔이 되도록 각각 팩봉투에 담겨져 있다.
한마음병원에서 지원한 단감 1상자 반, 김진아의 시어머니가 주신 치약 26개, 콩나물, 두부를 차에 옮겼다.
그리고, 산촌한우가로 간다.거기엔 두 상자 가득 소고기국이 담겨있다. 언제나 처럼 활짝 웃으며 우릴 보고서야 콩나물과 파를 넣는다..
미리 넣어두면 맛이 떨어진다고..

밑반찬을 모두 모았다.
이제는 일렬로 줄세워 잘 배분하는 일만이 남았는데, 손이 많아 오늘은 속도가 무진장 빠르네요.
밖으로 배달 갈 7가정의 몫을 챙기고 가음정동, 사림동, 남양동, 용호동, 사파동, 봉곡동, 반림동 등 동네도 다양한다.
마치 창원 한 바퀴 - 창원투어 같다.

4시가 조금 넘어 오늘의 반찬배달이 끝났다.
차량봉사자를 하신 강종철님은 매달 후원금을 보내겠다고 약정을 하셨다. 또한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들을 모두 농민들과 직거래하자고
이리저리 아는 분들에게 연락을 하신다. 몸은 피곤하지만 이런 맛에 중독되어 10년째 반찬배달을 하는 것 같다.
사무실로 돌아오니 중3 상윤이가 와있다. 번득이는 나의 잔머리, 초등학교에서 모아온 쌀을 나누게 한다.
익숙한 솜씨로 4kg씩 정성들여 담는다. 툴툴거리지 않고 당연하듯 즐거운 듯 쪼그리고 앉아 쌀을 담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이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저소득 아이들을 위한 쌀이라는 것을 알고
안민초등학교, 사파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봉지쌀을 모운다.
청소년들은 사무실로 모여앉아 조심스레 쌀을 펀다.
차량봉사자는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쌀을 집에 배달해준다. 사랑을 배달해 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성과 사랑을 말이다.  

내가 처음 시작했을 때 "꽃들에게 희망을"은 일주일에 두 번만 일하면 되었다. 금요일 반찬 점검, 화요일 반찬배달.
그러다가 지금은 일주일에 다섯 번은 꽃들 일만 하게 되었다. 집에서는 꽃들일 안하기로 스스로 다짐도 해야 했었고.
남들 퇴근하는 시작이 다가온다. 나는 일하러 갈 채비를 한다. 오늘도 몸은 피곤 목도 갈라지겠지.
그래도 12시 전에만 집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시간을 감사하다 생각하겠지, 그렇게 하루 해가 저물겠지.

앗, 반달이네...




작은 음악회 티켓^^ [2]
10/31, 시월의 마지막 날 '좋은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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