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2008-09-25 13:15:47, Hit : 2448, Vote :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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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4~25일, 1박 2일 - 사람과 꽃, 쌀 그리고 나눔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약간 거북하다.
어제 밤 마지막으로 마신 공자 집안에서 담은 술 ‘공부가주’를 마셨더니 입안에서 그 특유의 향이 난다. 술 마신 날은 좀 늘어지게 자고 싶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아침나절 내내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지없이 하루의 일정은 시작된다. 미처 연락을 받지 못한 일들은 나의 남자친구를 통해 접수가 되어있다. 사생활이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전화선을 타고 내용이 알려진다. 오후 5시 이전 개업식을 하는 장소로 와서 화환 대신 받은 쌀들을 가져가라고 한다. 곧바로 일정 점검을 한다.  그 순간 또다시 걸려오는 전화 한통, ‘콩초롱입니다. 첫물 수확으로 단감 5상자를 준비해 놓았으니 독거노인들에게 나눠주십시오’라는 내용이다. 하루새 일이 두 개 더 추가 되었다.

오전 11시 40분 좀이른 점심, 혹은 늦은 아침을 먹고 사파고에 들어갈 경로잔치 예산서를 만들고 오후 1시 엄마랑 쇼핑을 가야한다. 어쩌다 한번 딸을 청하니 무턱대고 거절하다가는 장기간 두고두고 깨진다. 여하튼 엄마랑 만나, 당신이 필요한 물건을 사실 때 옆에 턱 하니 지키고 서있다. 보디가드처럼.. 샏색다른 것을 드시고 싶다는 엄마를 모시고 돌솥비빔밥을 사드리고 구두로 함께 사고 야간경비를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고추튀김도 샀다. 엄마는 즐겁게 귀가하시고 나는 장애인생산물품을 판매하는 나누미로 향했다.

그곳에서 이전 개업선물로 꽃병을 사고, 원래 의도는 찻잔이었는데 물품이 ‘똑’하니 떨어졌단다.
후다닥 사무실로 들어와서 코디샘에게 꽃병에 꽂을 꽃을 챙기라 부탁을 하고 다시 사파고로 향했다.
오후 4시, 사파고 교무실 안 ‘정말 연락도 힘들고 얼굴 보기도 힘드네’라는 교감선생님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경로잔치 담당 선생님과 일정과 예산을 논의하였다. 총 예산 293만원, 학교예산 100만원 이란다.

창원에서 생활한 지 3일, 학교에 전근오신 지 채 1달도 안되는 분에게 독거노인 250분, 자원봉사자 50분이 넘게 참가하는 행사를 담당하게 한 학교의 담대함에 놀라고, 예산의 50%는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증가는 불가하다는 학교측 주장에 할 말 없고 ‘가야 할 길이니 간다’라는 생각에 함께 진행을 하지만 솔직히 답답하다. 우리 단체는 주민들의 십시일반으로 하나씩 하나씩 챙겨나가기 때문에 근 200만원의 물품을 분담하기 위해서 이래저래 동동거려야 할텐데, 특히 기념품의 경우 현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 아줌마들은 더 힘겨운데… 그러나, 아자아자!!! 길이 없음 만들면 되고 돈이 없으면 발품 팔아 만들면 되고 신입선생님 기운을 팍팍 넣어드려야 신나게 행사준비할 수 있으니 걱정말라며 여기저기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 장소와 방법을 알려드린다. ‘싸게 해주세요가 아니라 많이 주세요’‘전화가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웃으며 취지를 설명하시고 부탁드린다, 고맙다라고 인사하세요’ 이렇게 예산 분담은 끝이나고 이제 온전한 우리 단체의 몫만 남았다. 강당 셋팅에서 독거노인 차량봉사, 각종 먹거리와 물품 등등.
한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코디샘에게서 연락이 왔다. 꽃을 사지 못했다고 하신다. 주위 꽃집은 규모가 작아서 생화가 없다고 한다.
‘헉, 막막하네’라는 순간, 4시 40분, 창원대 우리 영길이에게 연락이 왔다. 후다닥 실험을 마쳤으니 함께 개업식에 가자고 한다.‘오케이, 막혔나 싶었는데 어느 새 새로 길이 하나 터 있더라, 원래 인생인 그런거야’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같이 88화원이라는 큰 꽃집으로 향했다. 사장님과 낯이 익어 즐겁게 인사를 건네며 꽃병에 어울리는 꽃을 달라고 부탁드리고 가을의 향기를 맡았다. 라이온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내년 5월 경로잔치를 함께 하자고 하신다. 몇 차례 잔치를 벌인 경험이 있으신지 쉽게 공감대가 만들어진다. 꽃을 사러 가서 희망지기 한 분을 알고 왔다. 참, 꽃값을 받지 않았다. 개업식에 드릴 선물이라고 그리고 그 회사에서 쌀을 준다고 하니 당신이 그 회사에 꽃을 선물하겠다고 하신다. 한아름 소국을 안고 개업식장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가니 돼지머리가 날 반긴다. 물론 그 옆에 쌓여있는 쌀더미에 눈이 더 돌아가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사장님 내외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 쌀 모두 꽃들에게 희망을 꺼야, 꽃들 아이들과 어르신들
에게 잘 전해줘” 고사상 위에 있는 돼지머리에게 기원을 올렸다. “그린환경을 번창하게 해주셔요, 더 많은 나눔을 할 수 있도록”라고. 이 그린환경은 매년 명절마다 꽃들 가정 26집에 선물세트를 안겨주신다. 또 어린이 날은 케익을 챙겨 주시고, 올 봄 경로잔치에서는 이 회사의 모든 식구들 30여명이 총 출동하여 잔치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주셨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니 저녁 6시 30분, 90분 동안 수업도 하나 하고 천천히 퇴근 준비를 했다.
남자친구가 퇴근 후 데리러 왔는데, 오늘이 곗 날 이라고 한다. ‘음, 잘됐다. 가서 차량봉사 부탁해야지’
불순한 의도를 갖고 곗 날에 참석, 선배들에게 어거지를 쓰면서 부탁을 했다. 결론은 아침 9시 30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해주셨다. ‘직장에서 상관에게 찍히면 다! 네 탓이야’라고 눈도 흘겨주시고, 10년 넘게 같이 어울리면서 이제 진짜 나의 오빠, 언니들이 되었다. 내친 김에 내년 경로잔치 때 엄마가 칠순을 하지않고 그 돈을 우리 단체에서 줘서 어르신들 쇠고기국밥을 대접하겠다고 했으니 우리 구둘장 선배부부들이 함께 경로잔치를 벌이자고 바람을 넣었다. 일명 ‘구둘장과 함께 하는 제 5회 우리마을 경로잔치’를  그런데 나의 작전이 사전발각이 나서 내년 일을 내년에 보자고 넘어갔다. 좋았는데~

다음날 아침 8시 40분, 남자친구가 챙겨놓은 김밥을 먹고 사무실로 향했다. 새로 산 구두가 나의 뒤꿈치를 아프게 한다. 항상 새로운 것은 기존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너무 철학적인가?
오전 9시, 공공근로 분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네고 항상 날 ‘깡패’라 부르는 최주사에게도 즐거운 투정을 부리고 2층으로 후다닥 올라와 동대본부를 찾았다. 아! 결론은 군복 입고 외출은 힘들다고, 단 앞마당에 쌀이 오면 사무실까지 올려는 주시겠다 하신다. 그렇다면 그린환경 직원들에게 다시 폐를 끼칠 수 밖에 없네. 차량봉사와 노가다를 해주실 선배들에게 전화를 드리고 먼저 회사를 향한다. 회사 이사님을 만나 지하까지 옮겨주심사라는 부탁을 드리고, 750kg 정원인데 알고보면 200kg 채 안실리는 승강기를 타고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560kg의 쌀을 승합차에 실었다. 아침은 쌀랑했는데 쌀들고 움직이니 한여름처럼 무덥다. 15분 후 민원센타 앞마당 도착, 이제 시작이다. 2층 우리 사무실까지 옆의 선배가 신음소리를 낸다. 그 때 내려온 우리 코디샘들과 옆 사무실 군인아저씨, 순식간에 쌀들이 2층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무실 한켵곁에 차곡차곡 쌓여서 우리 저소득 가정과 독거노인들 집에 ‘나눔’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선풍기가 시원한 바람을 안겨주고, 센스 있는 코디샘의 냉커피가 땀을 날려준다.
1박 2일 동안의 일정이 오늘 아침 10시 30분, 쌀 560kg가 내 눈앞에 있음으로 완료되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더불어 함께’라는 것, 그래서 살 맛이 난다는 것을 매순간 깨닫게 해주는 이 노가다가 나는 좋다. 십시일반으로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곳에 이것저것 챙겨넣고 이분저분 나눔과 섬김을 하는 사람냄새 땀냄새 배어있는 이 곳이 나는 좋다.
그래서 그래서 돈 한푼 안벌리는, 밤에 학생들 수업해서 번 돈까지 소록소록 넣어갈때도 있는 이 일을
‘사랑에 중독된 여인’처럼 맹목적으로 일한다. ‘꽃들에게 희망을’은 나에게 있어 사랑하는 연인과 같다. 아무것도 필요없는 단지 그것만으로 충만한. 우리 희망지기들과 이같은 열병을 다들 앓고 있겠지.  



설미정 (2008-09-25 18:53:45)  
target=_blank>http://hope4u.tistory.com

이 블로그로 오시면 다 올리지 못한 사진들을 함께 볼수 있음.
블로그 참 재밌음. 희망지기분들도 한번 해보셔요..
사진기랑 친밀해져요..
설미정 (2008-09-25 19:18:15)  
<쪽자 만들기>도 블로거에 올렸어요. 홈피는 사진 올리는 것이 쉽지않아서요. 여하튼 위에 적힌 블로거를 방문하셔요^^

꽃들에게 희망을 동영상입니다^^
9/9~9/20, 희망뉴스를 알려드립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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