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설미정(2009-03-06 01:09:51, Hit : 2271, Vote : 163
 우리 마을 욕쟁이 최주사


우리 마을 민원센타에 입만 열면 욕을 하면 최주사가 있다.
한번은 어느 만큼 욕을 하는지 궁금해서 세어보니 1분에 6장 문장은 족히 하는거 같다.
같은 직종인 공무원들의 게으름을 욕으로 풀고, 앞마당에 피어있는 꽃들에게도 욕으로 인사를 건넨다.
근데 참말로 이상한 것은 그 ‘욕’이 밉지가 않아서 들을수록 정겹고 재미까지 있다는 사실이다. 2층에 있는 내가 관찰한 바로는 욕쟁이 최주사의 주된 업무는 공공근로 어르신들과 마을을 가꾸고 청소하는 일인 듯하다.  
매일 아침 공공근로 어르신들과 함께 투딱투딱 무언가를 만들고 또 열심히 무언가를 심는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폐목으로 만든 근사한 화분이 탄생하고 폐목으로 만든 목마로 탄생한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욕까지 좋아하는 최주사는 ‘꽃’도 좋아라 한다.
작년 튜울립이 지고 나서 튜울립 뿌리 하나하나를 화분에서 뒷마당 정원으로 옮겨 심었다.
그리고 올해 봄 3월, 그렇게 겨울을 보낸 튜울립이 다시 화분에 심어져 우리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만들 것이다.
내가 입에 욕만 붙은 최주사를 좋아하는 까닭은
                                  몸에 배여 있는 ‘모든 것을 허투로 보지 않음’에 있다.
또 내가 입에 욕만 붙은 최주사를 좋아하는 까닭은
                                  거리낌없이 공공근로 어르신들과 어울려 ‘신나고 살맛나는 노동현장’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민원센타 1층 한쪽 귀퉁이 아주 조그만 집이 북적북적 거린다. 반나절 노동을 마친 어르신들이 점심을 드시기 때문이다. 종종 나도 신세를 지고 있는 중이다. 처음 최주사를 봤을 땐 너무 격이 없어 공공근로 나오신 분인 줄 알았다. 욕 잘하고 술 잘 마시는..
내일의 만남과 노동을 신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최주사는 공공근로 어르신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욕쟁이 배불뚝이 술고래 최주사가 갈수록 멋져 보이고 있다.
또 하나 내가 입에 욕만 붙은 최주사를 좋아하는 까닭은
                                    ‘마을공동체, 주민공동체를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 가을의 경로잔치, 매주 금요일 초등학교의 사랑의 쌀독 챙겨오기, 분기별 김장김치 담기 등 마을 주민이 어울려 함께 하는 일에 몸으로 노동으로 앞장서기 때문이다.
물론 멋진 공공근로를 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계시고, 듬직한 손주사님이 함께 하시기에 가능한 일이다. 큰일이다! 이러다가 ‘팬클럽 생기겠네’
최주사는 나를 ‘깡패’라고 부르는데 가만보니, 나는 아직 최주사의 진정한 별명을 지대로 불러주지 않았다. 이제부터 ‘ 지대로 된 욕쟁이 최주사’라 불러야겠다.




이철수 판화가님의 봄 소식을 올립니다.
3/2, 촉촉한 봄비를 맞이하며^^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zero